손을 맞잡으며
야마나시 아키코
첫눈이 펑펑 내리던 날
하얀 입김 사이로
바다를 건너온 당신의 큰 손을 맞잡았다
앞으로 하나가 되자는 약속에
얼던 손도 따뜻해졌다
벚꽃이 팔랑팔랑 휘날리던 날
분홍 꽃잎 사이로
봄꽃처럼 앳된 아들의 고사리 같은 손을 맞잡았다
다시 이듬해도 같이 보자는 약속에
서로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햇살이 쨍쨍 내리쬐던 날
푸른 하늘 사이로
흰머리가 늘어난 어머니의 작아진 손을 맞잡았다
더 이상 아프지 말라는 내 소원에
다정하게 나를 부둥켜안아 주셨다
낙엽이 너울너울 흩날리는 오늘
붉은 잎 사이로
떨어지는 낙엽을 잡으려 올린 손을 바라보았다
이 손에 남아 있는 수많은 사랑과 추억을 가슴에
나는 반짝이는 내일로 가족과 함께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