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통조림, 다른 이름
“포크라고?”
류큐대학교의 교류회에서 내가 그렇게 말하자 한국인 친구가 눈을 크게 떴다. 그는 잠시 뒤 웃으며 물었다.
“밥 먹을 때 쓰는 그 포크?”
나도 따라 웃었다. 내가 말한 ‘포크’는 영어의 fork가 아니라, 오키나와에서 통조림 햄을 부를 때 흔히 쓰는 말이었다. 나는 스마트폰을 꺼내 포크타마고 오니기리와 고야참푸루 사진을 보여 주었다. 통조림 햄과 달걀을 밥과 함께 먹거나, 채소와 볶아 먹는 오키나와의 익숙한 음식들이다.
그날 친구는 부대찌개를 만들고 있었다. 테이블에는 스팸, 소시지, 두부, 배추, 대파가 놓여 있었다. 내가 보기에는 오키나와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재료가 많았다.
“한국에서도 스팸을 많이 먹어?”
내 질문에 친구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찌개에도 넣고 볶음밥에도 넣으며, 명절 선물로도 흔히 볼 수 있다고 했다. 이번에는 내가 놀랐다. 한국과 오키나와는 언어도 다르고 음식도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두 지역의 식탁 한가운데에 같은 통조림이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서로의 사진을 보여 주기 시작했다. 나는 포크타마고 오니기리를 설명했고, 친구는 부대찌개 이야기를 했다. 같은 재료가 한쪽에서는 주먹밥이 되고, 다른 쪽에서는 빨간 국물 속에서 끓고 있었다. 이름도, 조리법도 달랐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차이가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도 이렇게 먹어”라는 말을 주고받을 때마다 서로가 조금 더 가까워지는 것 같았다.
생각해 보면 두 지역의 식탁에서 통조림 햄이 익숙한 음식이 된 데에는 역사도 숨어 있다. 한국과 오키나와는 모두 전쟁 이후 미국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경험이 있고, 그 흔적은 음식에도 남아 있다. 부대찌개가 전쟁 이후의 어려운 시절과 연결되어 있듯, 오키나와에서도 통조림 햄은 오랜 세월에 걸쳐 일상의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날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두 지역의 역사가 얼마나 닮았는지를 따지는 일이 아니었다. 한 친구는 냄비를 저었고, 다른 친구들은 접시를 나누었다. 누군가는 “맵다”고 했고, 누군가는 “맛있다”고 했다. 그리고 나는 한국 친구에게 오키나와의 ‘포크’를 설명하고 있었다.
나는 예전에는 외국을 이해하려면 먼저 다른 점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국어와 일본어는 다르고, 음식도 다르며, 생활 방식도 다르다. 물론 차이를 아는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날 나는 공통점을 발견하는 일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낯선 나라라고 생각했던 곳에서 내가 평소 익숙하게 보아 온 재료를 발견했을 때, ‘외국’이라는 말이 갑자기 조금 작아졌기 때문이다.
그 뒤로 나는 마트에서 통조림 햄을 볼 때 가끔 그 대화를 떠올린다. 한국에서는 ‘스팸’, 오키나와에서는 때때로 ‘포크’. 같은 물건인데 이름은 다르다. 그리고 그 다른 이름 뒤에는 각자의 역사와 생활, 가족의 식탁이 있다.
한일 교류도 어쩌면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거창한 말로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이렇게 먹어”라고 하나씩 보여 주는 것. 다른 이름을 듣고 웃다가 뜻밖의 공통점을 발견하는 것.
그날 내게 한국은 지도 위의 이웃 나라가 아니라, 같은 재료를 두고 서로 다른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의 나라가 되었다.
도나리 카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