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예감

에노모토 유이치

그해 여름, 걷고 싶었다
그냥 걷고 싶었다

더운 날씨에
아무도 없는 길을 걸어가는 사이에
몸도 마음도 텅 비어 있었다

나무 그늘에 앉아서
바람을 쐬면서 멍하니 있었으면
문득 정신이 드니 시작이 옆에 있었다

지나간 계절의 소원과 헤어지면
다시 걸어 나서면 된다

나무 그늘에서 느낀 시원한 바람과 함께
그리고 다시 한번 소원과 함께
걸어가면 된다

걸음 속에 새로운 경치를 예감한 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