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마스이시 유키
여름의 끝자락 해 질 녘
늦은 매미 소리가 나는 오솔길
지금은 당신과 손을 잡고
다른 사랑도 없는 이야기를 하면서
천천히 걷는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는
평온하고 상냥한 작은 행복
밀려오는 시간의 흐름에
으깨질 것 같으면서도
필사적으로 살아간다
필사적으로 걷는다
일그러진 마음에, 슬픔에
시간의 흐름에 찌그러지지 않도록
아직 어렸던 그 시절
여름의 석양을 보면서
마중 나온 아버지의 손을
내밀어 준 아버지의 손을
꼭 잡고 놓지 않도록
그때의 손길의 따뜻함을
그때 그 말의 상냥함을
지금도 확실히 기억하고 있어
상냥함에 보호받던 그 때를
상냥함에 싸여 있는 이 행복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없애서는 안 된다
그 여름의 끝 해 질 녘
뒤늦게 울던 매미소리가
지금도 내 마음에 와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