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과 그 웃음
다카하시 리나
내 딸은 갑작스레 찾아온 불치병에 걸렸다.
사랑하는 내 딸. 건강한 어른이 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엄마, 미안해.”
딸은 내 마음을 생각하며 말했다.
나는 눈물이 핑 돌았지만 참았다.
나는 다정하게 말했다.
“사과할 거 하나도 없어.”
그 말은 진심이었다.
그리고 웃으며 말했다.
“곧 나을 거야.”
그 말은 거짓말이었다.
딸은 웃으며 좋다고 했다.
나는 알고 있었다. 그 웃음이 진짜가 아니란 걸.
아내로서, 엄마로서, 늘 웃어야 한다.
무거운 마음을 숨기고, 식탁 위에 따뜻한 저녁을 놓아야 한다.
재혼한 남편은 한국인이다. 행복해지기로 마음먹은 그날, 병이여, 왜 내 웃음을 빼앗는가?
나는 아직 저녁을 차리지 못했는데 남편이 돌아왔다.
문을 열자마자 “다녀왔어” 보다 먼저 말했다.
“맛있는 거 많이 사 왔어.
우리 다 같이 먹자! 가족이 함께하는 식사가 우리 딸한테 가장 좋은 약이야.”
그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터질 것 같았지만 다시 참았다.
남편이 사 온 걸 보며 남편과 딸은 웃고 있었다.
그 웃음은 진짜 웃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