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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07 | Korean Cultural Center Osaka

세상에 언어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세상에 언어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이 질문은 지금 내가 공부하는 한국어 교과서에 나온 질문이다. 뭐라고 답하면 될지 고민하다 보니 어느새 그 생각에서는 벗어나 내가 지금껏 만났던 언어들을 떠올렸다.

  나는 언어를 좋아하고 언어를 공부하는 것도 좋아한다. 내가 처음으로 만난 일본어 이외의 언어는 영어인데 그건 내가 중학교 1학년 때의 일이었다. 당시는 현재와는 달라 영어가 우리 생활에 접해 있는 시대가 아니었다. 그래서 학교에서 배운 영어가 아주 새롭고 신기해서 배운 단어들을 써 보기도 하고 집안에 있는 물건들을 보며 “This is a window” “This is a curtain”처럼 소리 내서 문장으로 말해 보기도 했다. 그때, 전에는 느껴 본 적이 없었던 감동으로 마음이 설레어서 흥분한 채 계속 영어로 말했던 것이 지금도 생각난다. 누군가 그 모습을 봤다면 바보 같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이런 멋진 영어 이름을 가진 물건들에게 둘러싸여 있다고 생각하니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그 후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영어 교사로 학교에서 일하며 결국 나는 약 50년 간 그 언어와 함께 지내게 되었다.

  환갑을 맞이하는 나이가 되고 또 새로운 언어를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정년퇴직 한 후에 시작한 일본어를 가르치는 봉사활동에서 친해진 한국 친구가 있다. 어느 날, 일본에 놀러 온 친구의 어머니와 함께 만나게 되었는데, 이야기의 의미는 몰랐지만 한국어의 울림이 경쾌하고 따뜻해서 무어라 말할 수 없이 기분이 좋았다. 나도 한국어로 이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즐거울까 생각했는데 그것이 바로 내가 한국어 공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한국어 공부를 통해 한국의 문화나 역사, 한국과 일본의 과거, 현재, 미래 등에 대해서 전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생각해 보게 되었다. 지금 부산에 사는 친구와는 메일을 주고받고 영상통화를 하면서 함께 책도 읽고 생활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무척 즐겁다. 올해는 오랜만에 한국에 가서 곧 세 살이 될 친구의 아이들을 보고 싶다. 한국어는 나에게 예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많은 즐거움을 주고 내 인생을 풍요롭게 해 주었다.

  나는 작년부터 또 새로운 언어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내가 봉사활동을 하는 국제교류협회에 베트남어 수업이 생긴 것을 계기로 베트남어를 공부하기로 했다. 베트남어는 문자도 발음도 어렵겠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어렵다), 그 언어의 부드러운 소리를 들으면 더운 기후 속에서 느긋하고 명랑하게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베트남어를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놀란 것 중 하나는 베트남어의 어휘에는 한자어가 많이 있다는 것이다. (어휘의 70%가 한자어라고 한다) 그것을 알게 되고 아시아 국가들의 문화가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또 다시 실감했다. 나는 아직 베트남에 가 본 적이 없는데 친해진 베트남 사람이 같이 베트남에 가자고 해 주어서 아주 고마웠고 베트남 사람들에게 더욱 친밀감을 느끼게 되었다.

  내 언어의 추억은 여기까지 하고 다시 제목에 있는 질문으로 되돌아가자. “세상에 언어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사람들끼리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서 많은 싸움이 생기고 머지않아 세계가 망할 것 같다. 이것이 내 답이다. 나는 추가로 질문 하나를 다시 생각해 봤다.

  “세상에 언어가 하나만 있다면 어떻게 될까?” 전 세계의 사람들이 다 이해할 수 있는 공통의 언어를 하나 만든다면 모두가 하나가 되고 싸움이 없는 평화로운 세계가 될까? 내 대답은 “아니요”이다. 세상에는 피부색도 눈동자 색도 다르고 먹는 것도 입는 옷도 다른 여러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의 문화 속에서 태어나고 자란 언어들도 당연히 다양하다. 그런 가지각색의 언어들을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도록 힘쓰는 데에서 진정한 평화가 생긴다. 이런 다양한 언어가 있어야 인생의 즐거움도 많아진다. 나는 여러 많은 언어가 있는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어서 정말로 행복하다.

에노모토 케이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