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나요

후타고이시 유메카

녹아버릴 듯한 너는 차가운 사이다가 잘 어울린다.
널 만났을 때, 하늘이 파랗고 내 볼이 뜨거워졌다.
작은 방에는 익은 자두의 달콤한 향기와 소나기가 흘린 흙의 향기.
체온 정도의 따뜻함의 속에서 난 노란 꿈을 꾸고 있었던 것 같아.

널 만났을 때 정원의 벚꽃나무가 햇빛을 받아 잎을 녹색으로 바꿨다.
뒷마당에서 아기고양이가 태어났다. 살이 좀 빠진 엄마고양이가 골골송 불렀다.
저녁매미의 울음소리가 내게 알렸다. 아이들이 집에 올 것을.
귀여운 저 아이의 목덜미에서 땀이 반짝 빛났다. 많은 목숨이 불타고 있었다.

지면에 비치는 그림자가 길어졌을 때, 왠지 너무 외로웠어.
난 꿈에서 깨어나 목숨의 불은 꺼졌다.

하지만 점점 높아지는 하늘이 가르쳐주었다. 새로운 계절이 올 것이라고.
너는 떠났다. 밤은 아직 조금 따뜻하다.
다시 내년도 너를 만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