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세키야 마이코

당신이 말하는 우리말을
내가 이해가 못한 때는 언제나
당신에게 손바닥을 내민다
당신은 내 손바닥에 부드럽게
손가락으로 한자를 써 준다
부드러운 손가락의 움직임

梅雨는 저녁의 을지로에서
紅葉은 덕수궁의 돌담길에서
初雪은 종로의 골목에서

그날 나에게 뭔가 전하려고 했으니까
나는 언제나처럼 손바닥을 내밀었더니
당신은 미안하다고 말하고
어깨를 들썩이고 있었다.

나 괜찮아
당신이 가르쳐준 말은
손바닥에 남은 채

나 갈래
당신이 가르쳐준 말을
마음에 남겨둔 채